안녕하세요. 저는 사실 웬만한 음식을 거의 다 잘 먹는데, 왠지 양고기는 좀 거리감이 있어요. 제가 20대일 때 양꼬치가 한창 핫할 때 처음 접했는데요. 저는 특유의 그 양고기 향이 참 낯설고 어렵더라고요. 같이 먹는 쯔란 같은 향신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몇 번 먹어보고는 나랑 맞지 않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도전을 잘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점점 안 먹게 되고, 잊혀 가게 되었지요. 그런데 요새 또 양갈비가 엄청 대중화되어가고 있잖아요. 사실 제가 별로 안 좋아해서 그렇지 양고기의 영양성분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고단백에 아연함량도 높고, 철분함량도 높아서 특히나 성장기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도 매우 좋다고 해요. 그래서!!! 요새 고기테기(?)가 온 저희 집 아이들을 먹여보기 위해 10여 년 만에 양고기에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오늘의 사부작은
양갈비 구워서
아이들 먹여보기입니다.
1. 코스트코 양갈비
양갈비는 코스트코양갈비가 가성비도 좋고, 특유의 양냄새도 적다고 하더라고요. 코스트코양갈비(프렌치드렉) 가격은 2kg 넘는 양에 109,628원으로 넉넉 한양의 손질된 양갈비가 들어있습니다. 사실 손질되지 않은 통고기? 덩어리양갈비가 훨씬 더 저렴하지만 양고기의 이응도 모르는 사람이라 그냥 손질된 것을 사봅니다.
양이 워낙 많아서 저희 집은 절대 한 번에 소진할 수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구워 먹을 수 있을 만큼 두세 대의 뼈대씩 진공 밀봉포장작업 들어갑니다. 신선할 때 바로 소분 딱해놓으면 세상 뿌듯.. 그러나 냉동실행이에요ㅎ
2. 양갈비 굽는 법
핏물이 핏물이 난리가 납니다. 당장 먹을 분량은 키친타월로 핏물을 꾹꾹 눌러서 닦아줬어요.
제가 준비한 재료는 뭐 핏물 뺀 양갈비와 올리브오일, 허브솔트, 그리고 강판에 편 썰은 마늘이에요. 뭔가 마늘 후레이크느낌으로 같이 구워서 올려주고 싶었거든요ㅎ
올리브오일을 양갈비에 문질문질 앞뒤로 샤워시켜 주고, 허브솔트도 앞뒤로 톡톡 뿌려주고 잠깐 놔뒀어요. (째깍째깍)
원래 양갈비 굽다가 팬 옆에서 살짝 튀기려고 했던 마늘을 그냥 올리브유에 촉촉이 젖어있는 양갈비에 얹어봤어요. 같이 구우면 양고기 향이 좀 없어질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해도 마늘후레이크느낌 나겠지 뭐 하는 마음에 ㅎㅎ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넣고 센 불에 구워봤습니다.
센 불에 튀기듯, 육즙을 꽉 잡게 구웠어요. 근데 왠지 뒤집으면 마늘이 다 탈 거 같은 느낌에 이때 좀 걷어냈답니다^^;
이 정도면 됐어!!! 하는 먹보의 감으로다가 뒤집습니다.
호오~ 노릇노릇 맛있어 보이게 잘 구워졌어요. 그런데 굽는 중에 제가 불호하는 그 양고기의 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요. 안돼~~~~~ㅠㅠ
뒤집고 나서, 고기가 많이 붙어있는 부분에 가위로 가위집을 세 번 정도 내어줬어요. 제가 초보라 고기가 두꺼운데 안까지 익었는지 잘 모르겠어서요.
이런 지저분한 비주얼을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덜어냈던 마늘을 다시 올려서 마무리로 구워줬어요.
완성이에요~ 뼈대가 있으니 뭔가 근사해 보이네요.(??)
가니시(?)로 시금치무침과 아기오이무침을 내어줘 봤어요.(어제 먹고 남은 반찬 가니쉬라고 우기기)
우리 먹깨비 큰딸(만 6세)에게는 다양한 맛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쯔란도 같이 내어줘 봤습니다.
저도 고기하나 뜯었는데요, 이거 웬걸 너무 부드럽고 양고기냄새도 안 나고 맛있는 거예요!!!! 헐...???
양고기가 원래 이런 맛이었나?? 쯔란도 찍어먹어 봤는데 무슨 쯔란도 괜찮고...? 맛있는 거 같고...??? 난리네요....
저 10년 동안 입맛이 변했나 봐요ㅎㅎㅎㅎ
아이들은 삼겹살 자주 먹다 양고기 먹으니 부드러워서 좋아했고요, 뼈를 들고 뜯는 재미에 두 번 좋아했고요. 큰딸은 쯔란 한번 찍어먹어 보더니 아직은 노노를 외치더라고요. 아니 애들 해주려고 싫어하지만 다시 도전해 본 건데 세상에 제가 맛있어서 이거 큰일 났어요. 냉동실 들어간 양갈비들 조만간 다 사라질 거 같네요.
요새 고기가 치아에 낀다며 웬만한 부드러운 소고기 아니면 잘 먹지 않는 두 아이들이 잘 먹어줘서 너무너무 뿌듯했답니다. 혹시나 양갈비 아직 어려운 분 계시다면 꼭 도전해 보시길 바라요~^^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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