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너무 좋지요? 추운 건 딱 질색인 저는 봄이 너무 반갑답니다. 아이 유치원에서 봄꽃을 관찰하고 사진 찍어오는 미션을 줘서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꽃사진을 찍던 중 진달래를 오랜만에 발견했어요~
딸아이가 진달래부침개(?)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대서 꽃 몇 송이 따와서 딸아이와 화전 만들어본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오늘의 사부작은
꽃구경도 하고, 진달래꽃으로
화전(두견화전) 만들어 보기입니다.
먼저 봄이니까 딸아이와 구경한 봄꽃사진 몇 개 같이 보세요~ 유치원에서 액자처럼 토퍼를 만들어서 보내주셔서 아이와 좋은 날 좋은 시간 보냈어요~
철쭉은 보기가 쉬운데 진달래는 보기가 은근히 어려워요. 동네 한 바퀴를 돌았더니 진달래가 보입니다^^
"엄마 진달래로 부침개 할 수 있지? 나 그거 꼭 먹어보고 싶어"
화전을 부침개라니 너무 귀여워서 저도 만들어보진 않았지만 화전을 만들어보기 위해 진달래 꽃 몇 송이를 조금 따왔어요.
진달래 꽃반지 예쁘죠??^^
조심조심 가운데 꽃술은 제거해 주었어요.
정말 저 정도만 따왔어요... 예쁘게 피고 있는 진달래에게 뭔가 미안해서요...( 하필 먹깨비 모녀한테 걸려서는ㅠㅠ
감성 따윈 없고 그저 먹기만.....ㅋㅋㅋ )
깨끗한 물에 꽃잎이 상할까 조심조심 흔들어 씻어줍니다.
냉동실에 잠자고 있던 찹쌀 가루을 꺼내서 소금을 한 꼬집 넣어주고,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반죽을 해줬어요. 이렇게 하는 반죽을 익반죽이라고 합니다.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잘 치대다 보면 점점 덩어리 가지고 한 덩어리가 돼서 떡 같은 모양이 됩니다.
반죽이 완성된 모습이에요. 이제 화전을 굽기 쉽게 적당한 크기로 분할해서 동글동글 굴려서 준비해 주었어요.
동글동글 예쁘게 잘된 거 같아요. 이제 잘 굽기만 하면 될 거 같아요!!
프라이팬을 달구고 기름을 넉넉하게 붓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조금씩만 구워보기로 했습니다.
꾹꾹 누르면서 납작하게 모양을 잡아주고 앞뒤로 잘 익혀서 구워봤어요.
그리고 우리 딸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달래꽃 올리기!!! 를 했는데 아뿔싸 ㅜㅜ 앞뒷면을 다 익혀버리니까 진달래가 붙지도 않고... 찹쌀 열기에 그냥 진달래가 오그라들어버리더라고요... 실패..ㅠㅠ 어렵네요
다시 도전해 봅니다. 이번엔 한쪽면만 누르면서 약불로 충분히 익히고 익히지 않는 쪽에 데코를 시작해 보았어요.
쑥갓 같은 걸로 잎을 표현하는 게 정석이지만, 집에 갑자기 쑥갓이 없으니, 아쉬운 대로 호박씨로 꽃잎을 표현해 보고 진달래를 올린 후 뒤집고 바로 뒤집었어요.
그랬더니 그나마 얼추 비슷한 모양새가 나왔어요ㅎㅎ
꽃잎 있는 쪽을 오래 익히면 꽃잎이 타거나 색이 안 이쁘게 나오더라고요.... ㅜㅜ
제가 화전에 온신경을 쓰는 동안 우리 빌런 조용히 혼자 촉감놀이 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찹쌀반죽이어서 찰지고 질어서 손에 다 들러붙어서 저한테 엉엉 울며 살려달라고 ㅋㅋㅋㅋ( 네이놈!!! 니 죄를 네가 알렸다!!)
그나마... 화전 비슷하게 만들어진 아이에게는 꿀 마사지를 시켜주었어요. 설탕시럽을 끓여서 발라도 되고 조청도 되고 그냥 설탕을 뿌려도 되고 뭐 달달 한 건 다 되는 거 같아요 ㅎㅎ
우리 딸은 달달한걸 별로 안 좋아해서 꿀 없이 그냥 먹었는데도 쫄깃하고 담백+고소하니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화전은 처음 먹어보았어요. 진달래는 사실 맛은 거의 나지 않고, 눈으로만 먹는 느낌이고요. 쫀득하고 달달한 것이 간식으로 먹기에 참 좋겠더라고요.
다음엔 꽃 없이도 만들어서 아이들 간식으로 줘도 잘 먹을 거 같더라고요. 모양은 별로 안 예쁘지만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서 좋았고 그냥 봄을 먹는 느낌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오랜만에 진달래를 보니 아빠생각이 나더라고요. 어릴 적 아빠와 꽃구경을 다닐 때 철쭉을 진달래라고 말하는 저에게 꽃이 먼저 피면 진달래 고, 잎이 먼저 나면 철쭉이라고, 철쭉과 진달래 구분법을 알려주셨었거든요.
그래서 진달래를 볼 때마다 아빠생각이 납니다. 저도 우리 딸에게 아빠가 저에게 알려준 것처럼 똑같이 알려주고, 화전도 예쁘게 부쳐먹어 보며 앞으로 맞이할 봄마다 엄마와의 봄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봅니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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